가서 은제 오노?
나는 침묵만 이어갔다.
다시 오제? 올 수 있제?
라면 국물을 마저 들이키고 투명하게 대답했다.
마 됐소. 극정 마소. 내가 알아서 하께.
바짓가랑이를 한참 뒤적이던 늙은 어메가 오백원 한 장 내민다.
사내 자슥이 포께뜨에 돈 떨아지믄 안된다이. 밥 사무끄라.
아 쫌. 내가 아요? 고마 드가소.
자슥아... 니 말 안해도 내 다 안다... 어메 생각해서 젤로 앞에만 스지 마래이.
차암네. 쓸때읍는 소리 마소. 내 갑니다이.
카악 퉤. 입이 까끌거린다. 오지 말 걸.
타지의 막둥이가 걱정되는 늙은 어메의 시선이 뒷통수이 꽂힌다.
파쇼 정권 끝내고 오께. 그래도 우리나라 아이가.
하늘을 올리며 작게 토해냈다. 민주주의여 만세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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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는
나뭇가지
다가온 겨울
라디오 웃음소리
마지못해 웃는 나
바람보다 나를 에이는
사람과의 관계
아물지 못하는
자상
차가운 도시를
카메라 속에 담는다.
타협없는 사진 속 도시에도
파괴되지 않는
하늘은 언제나 떠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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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지말라고 가지말라고
나는 손을 뻗어 붙잡아보지만
다다르지 못하는 내 손이 원망스럽네.
라디오를 들으며 두손 꼭잡고 버스를 타던 그시절의 추억
마치 내게서 멀어지듯 사라져만간다
바보 같이 앞만보고 살아와서
사랑하던 이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은 멀어져만가고
아련해질 즈음에 뒤를 돌아보니 너무나 멀리도있네
자식은 내품을 떠나고 , 사랑했던 그녀도 떠나고
차갑고 늙은 몸뚱아리 하나만 ,그녀가 아꼈던 카메라와 함께 남겨졌다네
카메라를 들며 연신 나를 찍어주던, 이제는 내 곁을 떠난 그녀 모습 떠올리네
타들어갈듯 아팠던. 그녀를 먼저 떠나보낸 순간이 자꾸만 떠올라
파란 하늘을 바라 보며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
"하늘은 어떻소? 나도 곧 따라갈터이니 조금만 기다리시게나."